10월 미분류


11월이 시작된지 일주일도 더 지났지만 지난 10월을 복기하며 쓰는 2014년 10월의 회상.

10월의 그 어느 날엔 랩 사람들과 홧집을 가기로 했었다.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한 명이 보드카를 함께한 좋은 술을 면세점에서 사들고 온 것이 좋은 안주를 찾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급기야 우리는 수원에서 싱싱한 회를 먹고자 교수님이 안계신 날을 틈 타 술자리를 열었다. 하지만 그와중에 웃픈 해프닝도 있었다.  차 두 대에 나누어 타 각각의 네비게이션에 '수산시장'이라고 검색한채 신나게 달려가던 우리가 마주한 것은 '수산시장'이라는 상호명을 갖고 있는 골목길의 작은 가게였던 것이다. 아무튼 수산시장에서 회와 보드카를 함께 먹고 마셨다.

10월 초에는 나이키 '위런서울 2014' 에 온라인 신청 등록했다. 그러나 나와 함께하기로 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그날 아침 단 3분가량만 가능했던 10킬로미터 온라인 접수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은 예상치 못했으나 일단 혼자 뛰어보기로했다. 며칠에 걸쳐 1킬로미터씩 뛰는 거리를 끌어올리면서 시간과 페이스를 조절하며 연습했다. 의외로 고민한 문제는 1시간여짜리 러닝 뮤직 플레이리스트를 짜는 것이었다. 일정한 레퍼토리를 정해두고, 연습할 때마다 순서에 맞추어 들으며 구간별 나의 속도에 보조를 맞추게끔하곤했는데, 심장 박동에 영향을 주는 강하거나 짧은 비트의 음악은 그래서 가능한 피한다. 한달여간 금연도 하고, 서울을 가로지를 실제 코스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학교와 집 근처에서도 지루하지않을 코스를 정해 5~8킬로미터를 뛰었다.





이전까지의 나의 10km 최고기록은 56:45였다. 그런데 그마저도 일년도 훌쩍 지난 기록이었다. 게다가 지난 일년사이에 10kg이나 체중이 늘고 연습도 몇달을 쉬었던 나의 올해 목표는, 소박하게 한시간 안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대회 당일 컨디션은 아주 좋았다. 하지만 결승 라인 위에 걸려있던 시계는 한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실망한채 결승전을 통과하자마자 날아온 문자 기록 알림 메세지에는 54:21라고 적혀있엇다.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정시에 출발한 그룹이 아니라 대회 시작 6분쯤 지나서야 내가 출발선을 통과했던것. 졸지에 기대치않았던 인생 최단 기록을 세워버렸다.


광화문에서 시작하여 여의도 공원에서 끝나는 코스는 정말 멋졌다. 서울 시내 한복판을 뛴다는 기분은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이나 맞은편 통제되지 않은 차선에서의 운전자들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도저히 완주할 수 없을 복장의 코스프레를 한 몇몇 사람들이 함께 뛰면서 웃음을 주기도했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뛰면 혼자 뛸때보다 훨씬 덜 힘들다. 이상하게도. 마포대교가 그렇게나 긴줄은 몰랐다. 난 7km정도 왔다고 생각했는데 마포대교 한가운데에서 이제 5km왔다는 표지를 봤을땐 정말 급격히 힘들어지기도했다. 그렇지만 여의도에 넘어와서부턴, 서로 화이팅을 외치던 목소리 대신 박수 소리와 외침으로 대신 서로 격려하고 격려받았다. 그리고 결승점을 통과했을때, 완주했을때의 희열과 성취감은 절대 이런 러닝을 그만두지 못하게 만든다. 남을 이기고 싶은 사람은 100미터를 뛰고, 자신을 이기고 싶은 사람은 오래달리기를 하라고 했다. 또 일년 연습해서 내년엔 꼭 21km 하프에 도전해야겠다.







10월엔 정말 출장이 잦았다. 시내 출장을 포함해서 대학원 입학 후 이렇게 학교 밖으로 자주 나갔던 한달도 없었던것 같다. 출장을 다니면 하루하루의 스케쥴에 악영향을 주게되고 그것이 다시 주간 계획에 영향을 준다. 자투리 시간은 늘고 오히려 무언가를 제대로 할 정규 시간이 부족했던 바쁜 10월이었다.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10월 말이었다.


서태지가 돌아오고 신해철이 떠났지만 주변의 반응과는 달리 난 둔감했다. 80년대에 태어났지만 90년대 음악을 잘 듣지않은 나로썬 어쩔 수 없었다. 라디오를 어려서부터나 지금까지도 잘 듣지않는 나는 고스트스테이션을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아이폰 6 플러스를 샀다. 1차예약을 해둔 덕분에 주변 사람들중에서도 가장 첫 아이폰 6 유저가 되었다. 아이폰 5를 이년여간 쓰다가 갑자기 갤럭시만큼 커진 폰에 나의 손이 아직도 적응 기간을 거치고 있다. 사람이 얼마나 적응에 섬세한지를, 간격이 조금 커진 터치 키보드로 느끼고 있다. 화면이 커진 것 때문에 예전의 작은 키보드에 익숙해져있던 나의 양 손 손가락이 요즘 무수한 오타를 내고 있어 신경이 쓰인다. 바지 뒷주머니에 폰을 넣어두는 것은 이제 아주 불편해졌다. 넓어진 화면에 애플 특유의 컴팩트함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내가 평생 쓰던 그 어떤 핸드폰보다 큰 화면에 시각적 편안함도 느낄때가 종종 있다. 아직 예쁜 케이스 제품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그 점이 아쉬울 뿐이다.


어젠 입동이었다. 이젠 더 이상 한낮에도 해가 따듯하단 생각이 들지않는다. 날씨는 추워지고 주위엔 감기 환자들이 많다. 11월안엔 논문 초안을 완성해야한다. 그래야만하고 또 나도 내가 그러길 원한다.










덧글

  • 2014/11/09 11:0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1/15 06:2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권레이 2014/11/12 15:57 # 답글

    제주도도 넘 추워요.. 수능한파가 오고있어요 ㅠ
  • 레비 2014/11/15 06:22 #

    지금쯤 더 추워졌겠네요 ㅠ 수원도 정말 추워졌어요. 어떻게 수능날 딱 맞춰서 그렇게 추워지는지..ㅠ
    권레이님 그림 페북으로 매번 잘 보고 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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