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인 더 문라이트, Magic in the Moonlight, 2014 Flims





영화를 보고 나와서, <블루 재스민>이 개봉했던 시기에 한 영화학도 친구와 나눈 설전(?)이 떠올랐다. 우디 앨런의 영화세계를 시니컬한 염세주의자로 봐야하는가 아니면 동화적 이상주의자로 봐야하는가에 대한 우열가리기 였다. 우디 앨런은 원래 코미디언에 가까운가 아니면 웃으면서 울고있는 우울증 환자로 봐야하는가. 그의 최고의 영화가 여전히 <애니 홀>이라고 믿는 내게는 우디 앨런의 영화는 달달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지닌 영화들로 남아있길 원했다. 하지만 <맨해튼>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그 친구에게는 우디 앨런이 언제부터 로맨틱 코미디의 장인이었냐면서 그의 영화는 본질적으로 자조적이고 자학적이라고 말했다. 아직 이 우디 앨런의 신작을 그 친구가 보았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보았더라면 그는 별로 만족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디 앨런이 각본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콜린 퍼스를 염두에 두고 쓰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매직 인 더 문라이트>에서의 콜린 퍼스는 그야말로 그가 평생 구축해온 그의 캐릭터들의 연장선에 자연스럽게 서있다. 그러고보면 콜린 퍼스가 앞서 단 한번도 우디 앨런의 영화에 출연했던 적이 없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이다. 95년 판 <오만과 편견>에서 바로 그 다아시였던 그는, '오만과 편견'의 현대판 리메이크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에서도 다시한번 동명이인인 다아시를 연기하며 휴 그랜트와 함께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서 영국 남자 배우라는 이미지가 보여줄 수 있을 경우의 수를 나누어 선사했다. 콜린 퍼스가 어딘가 꽉 막혀있는 듯 하지만 순수하면서도 다혈질적이고 무뚝뚝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맡게 된 것도 아마 그즈음부터가 아닐까. <러브 액츄얼리>,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싱글 맨>, 그리고 <킹스 스피치>에서까지. 콜린 퍼스는 내 생각에, <매직 인 더 문라이트>의 각본을 보고 기뻐하지 않았을까. 엠마 스톤이 새로운 우디 앨런의 히로인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겠다. 그녀의 매력적인 표정들과 외모는 달달한 코미디에는 어울리지만 향후 몇편의 영화를 우디 앨런과 더 찍게된다면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도.

제목에서부터 마법 그 자체를, 전면에 소재로 내세우고 있는 영화다. 엄밀히 마술과 마법의 차이는 있지만 또 그 차이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길지 않은 상영 시간안에서도 우디 앨런다운 꼼꼼한 요소들과 복선들이 잔뜩 들어있어서 보는 내내 즐겁게 따라갈 수 있다. 전작 <로마 위드 러브>나 <블루 재스민>보다는 훨씬 더 나았다는것이 나의 생각. 결국 마법은 없었지만 마법 같은 사랑은 진짜로 있는것.









덧글

  • 2014/09/01 19:3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9/03 00:0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smilejd 2014/09/05 22:51 # 답글

    간만에 보고 싶어지는 영화네요^^*
  • 레비 2014/09/07 00:40 #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 요즘 영화 개봉 수에 비해서 참 보고싶은 영화가 적던데, 만족스러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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