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The Wolf of Wall Street, 2013 Flims







* 금주 개봉한 영화입니다. 스포일러는 가능한 자제하며 쓰고자했습니다.



확실히 자서전을 텍스트로 삼은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주인공 조단 벨포트는 지고지순한 로맨티스트 개츠비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 하지만 디카프리오의 얼굴에서 개츠비의 잔상이 도통 가시지 않던 나는 극중 조단이 롱아일랜드로 가 아름다운 저택을 짓고 사랑에 빠진 여인과 새출발하는 장면에서 개츠비를 지워내기가 힘들었다. 하필 또 롱아일랜드의 골드코스트라니, 이런 우연이.


우디 앨런과 함께 뉴욕이 '보유한' 감독, 마틴 스콜세지가 메가폰을 잡았기에 그의 페르소나 디카프리오와의 다섯 번째 합작품의 제목에 아예 '월 스트리트'라는 지명이 들어가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는 디카프리오의 체취는 잔뜩 묻어나며, 한 인간의 상승과 몰락의 드라마라는 스콜세지의 그림자 역시 함께 드리워져있다. 제작자의 이름에 스콜세지와 함께 이름을 나란히 올린 디카프리오를 보고, 이 영화는 디카프리오라는 배우의 개인 역량을 믿고 또 그에 제법 의존하여 흘러가는 영화같았다. 마치 '디카프리오 쇼'처럼, 그는 희로애락의 변화무쌍한 얼굴들을 그토록 한 영화안에서 모두 풀어낸적이 있는지 기억을 더듬어볼 정도로 열연하지만, 그러나 180분이라는 상영시간은 주인공 혼자의 힘으로 이끌어나가기엔 다소 긴 시간이다. <머니 볼>에서 그랬던 것처럼 주인공의 유쾌한 사이드킥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게했던 조나 힐은 장기인 코믹한 연기에선 여전히 빛을 발하지만 시종일관 비슷한 표정으로 일관하기에 디카프리오에게 큰 힘을 실어주는데에는 실패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오히려 초반부에만 등장하고, 자신의 분위기와 영화의 방향을 디카프리오에게 전수하고 사라진 매튜 맥커너히가 끝까지 함께했더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다소 일관된 조단 벨포트의 친구들에게 부족한 개성을, 그가 충족시켰을지도 모른다. 


마치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나 <오션스 일레븐>, 혹은 작년 개봉했던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 영화를 홍보했던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멋지게 속아넘기는 사기극에 따른 희열을 기대하고 영화관을 찾는다면, 이 한 인물의 자서전에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영화는 (마치 개츠비처럼) 상류사회와 돈에 대한 강한 일념을 가졌던 청년이, 월스트리트에 입성하여 부를 얻게되고 점점 향락과 마약과 더 많은 부를 낳는 부에 스스로 중독되다 결국 몰락의 길에 들어서는 한 남자의 일대기이다. 한창 상승세를 타는 영화의 중반부까지 우리는 극중 대사처럼 아드레날린이 느껴질만한 방탕과 사치의 장면들에서 비주얼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영화의 후반부에 와서 조단이 FBI의 추적을 받게된 이후 불행이 연속적으로 닥쳐오는 그의 몰락을 목도하며 우리는 충분히 예상가능한 교훈도 느낄 수 있다. 탐욕과 끝없는 욕심, 그리고 그 욕심에 중독되어버리고만 인간의 말로를 함께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상승과 하강의 곡선을, 디카프리오는 다양한 얼굴들로 우리로하여금 따라오게 만든다.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일까. 아니면 지금껏 스콜세지와 디카프리오의 지난 네번의 콜라보에서 실망한 적이 한번도 없어서였을까.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가벼운 오락영화로도, 진중한 극영화로도 어디 한군데 초점을 맞추고 보기에 만족감이 기대만큼 높지 못했다. 디카프리오라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열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실 반가운 영화였지만 그것만 보기에는 세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


영화를 보다보면 비속어와 욕설이 거슬릴 정도로 많이 사용되는데, 문득 돈과, 마약과, 섹스가 잔뜩 들어있는 이 180분의 긴 필름에 과연 몇 번의 'fuck'이 대본에 사용되었는지 궁금해졌다. iMDB에 따르면 스콜세지와 디카프리오의 2006년 영화 <디파티드>에는 'fuck'과 그 유사비속어가 총 237회 사용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디파티드>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보다 30분이나 짧았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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