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 링, The Bling Ring, 2013 Flims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블링 링> 제작 소식을 처음 들었을때, 캐스팅과 시놉시스만을 보고 나는 소피아 코폴라와 하이틴 무비의 호환 관계에 기대와 걱정을 함께 가졌다. 엠마 왓슨을 필두로, 베라 파미가의 여동생 타이사 파미가(보자마자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만큼 닮았다)와 여타 다른 조연들이 90년대생으로 꾸려진 캐스팅은 <마리 앙투아네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등에서 보여준 소피아 코폴라의 아름다운 영상감각을 키워줄 젊은 얼굴들이었다. 디자이너로서도 재능을 가진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이 헐리우드 셀레브리티들의 빈집을 집중적으로 털던 10대 소녀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옮기는데에도 유리해보였다. 그녀의 이름은 국내에서도 영화 감독으로서보다 루이비통과 협업하여 자신의 이름을 딴 '소피아 코폴라 백'으로 특히 유명하지 않았던지. 하지만 베니스에서 황금사자상을 타고도 국내 개봉하지 못했던 <Somewhere>를 비롯한 그녀의 몇몇 영화들을 돌이켜보자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거나 우리와는 정서가 많이 다른 영화를 만들어왔던 것도 우려할만한 점이었다.


몽환적이거나 흔들리는 영상이 주제 의식마저 흐릿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은 99년 소피아 코폴라의 데뷔작 <처녀 자살 소동>에서부터 감지되었던 점이다. 영화 <블링 링>에선 그녀들이 왜 범죄행각에 빠져들었는지, 사회적이나 개인적인 동기가 불분명하거나 희미하게 제시되어있다. 스타에 대한 동경, 성공에 대한 집착, 허영, 허식, 그리고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 그녀들이 자라온 가정환경등으로 그 답을 몰고가긴하지만 영화는 의외로 그런 원인보다는 그녀들의 행동에 더 카메라를 할애한다. 불필요하다싶을 정도로 그녀들의 놀고 즐기고 훔치는 숏들은 길고 반면에 영화 후반부 그녀들의 변화나 반성이나 갱생의 메시지는 거의 없다. 가장 동요하고 반성하는 듯했던 니키(엠마 왓슨)는 마지막 숏에서조차 허영을 놓지못하며 그녀 자매들의 홈스쿨링을 하던 그녀의 어머니마저 인터뷰 씬에서는 어의없는 모습을 보인다. '블링 링'을 주도하던 레베카(케이티 창)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변명이나 법정에서 마크(이스라엘 브로우사드)와의 재회장면 등, 그녀들의 화려한 모습들을 밀착하며 찍던 전반부 카메라는 후반부에와서 거리를 두고 건조하게 그저 바라볼 뿐이다. <처녀 자살 소동>에서 역시, 사건의 원인 규명에 좀 더 파고들던 원작 소설에 비해서, 그것을 영화로 옮긴 소피아 코폴라는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이런 의식적인 거리감은 14년이 지난 지금 <블링 링>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레베카가 동경하던 린제이 로한의 실제 절도범죄 사건 역시 영화의 중간중간 뉴스나 영상으로 함께 제시되면서, 슈퍼 스타의 절도 행위와 이들의 유사 범죄 행위를 같은 선상에 놓는다. 물론 이들 '블링 링'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그 사건을 취재한 어느 여기자의 리포트를 텍스트로 삼았다고 영화 초반에 밝히고 있다. (그리하여 이 영화는 엠마 왓슨의 필모그래피에서 처음으로 원작 '소설'이 없는 영화가 되었다) 영화에 뚜렷하게 제시되진 않지만, 그녀들의 후일담은 영화 말미에 보여지는 니키의 주객전도식 포부와 인터뷰와 유사하다. 실제로 그녀들은 재판 이후, 오히려 10대들의 우상이 되거나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으며 유사 범죄의 우려마저 가져왔다. 영화 역시 마크의 대사를 빌어, 인기도 없고 친구도 없던 그들이 오히려 유명인들을 타겟으로 범죄를 벌임으로서 페이스북 친구로 대변되는 '인기'를 얻게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보니 앤 클라이드 현상과 같이 반사회적 범죄자를 동경하는 기현상을 꼬집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거기까지 뿐이다. 현상에 대한 분석이나 원인 규명보다도 이 영화는 그녀들의 아무렇지도 않고 대범했던 사건 일지를 경쾌한 음악과 화려한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일탈의 느낌마저 주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영화가 더 나아가다가 중단된 느낌이 아쉽다. 



@ 아트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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