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레인저, The Lone Ranger, 2013 Flims







* 오늘 개봉한 영화이니만큼 영화 스토리나 스포일러는 가능한 담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영화를 보기전까진 상상도 못했는데, 보면서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유사영화가 하나있다. 1999년 베리 소넨필드 감독, 윌 스미스와 케빈 클라인의 코믹 서부극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다. 유타나 텍사스를 연상시키는 배경,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미국의 대륙 횡단 철도 개발, 금광 시대적 배경뿐만 아니라 백인과 유색인종의 콤비라는 점이 표면적 공통점이라면, 영화를 볼수록 등장하는 슬랩스틱 코미디스러운 웃음 포인트나 캐릭터를 회화화하는 방식도 군데군데 닮았다. 물론 10년도 더 지난 옛 영화를 사용하여 '캐리비안 해적'시리즈 팀의 이 영화를 동급 레벨로 추락시키는 것은 오늘 개봉한 영화에게 예의가 아니겠지. 물론 나은 점이 더 많다. <론 레인저>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와 같이 '말도 안되는' 액션과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우리를 웃기려들지만 실제 역사에 상처입은 인디언과 당시 자본주의의 횡포가 전반적인 갈등 구조를 이루면서 이야기에 조금 더 타당성을 부여한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보단 훨씬 나은 영화다..) 자신이 믿었던 정의에 실망하고 진정한 약자(인디언)의 편으로 돌아서 악을 벌하는 백인 주인공 '존'과 그런 약자인 인디언들의 대표자 '톤토'의 콤비는 차차 엉성한 손발을 맞춰나간다.


윌 스미스가 연기했던 '짐 웨스트'라는 캐릭터를 연상시키지만, 조금 더 '정신 나간' 조니 뎁이 연기하는 주인공 '톤토'의 얼굴에서는 '잭 스페로우'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워내기란 힘들다. (괴상한 자신의 모자에 집착하는 유사점을 포함하여.) 그의 짝인 존은 아미 해머가 맡았다. 그의 이름이 낯설다면 데이빗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를 떠올리는게 도움이 된다. 주커버그(제시 아이젠버그)를 압박하던 하버드 대의 유능하고 똑똑한 쌍둥이 형제를 기억하시는지. 그 1인 2역을 맡았던 키 196cm의 목소리 좋은 배우가 바로 아미 해머다. 63년생인 조니 뎁과 86년생인 그의 나이 차이는 사실 영화 내내 제대로 된 맨 얼굴을 볼 수 없는 조니 뎁의 나이를 체감하기 힘든 분장 덕에 크게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 고어 버빈스키 감독, 한즈 짐머의 음악, 디즈니 프로덕션. '캐리비안 해적' 팀을 그대로 옮겨놓은 이 제작진은 바다가 아닌 서부로 장소를 바꿨지만 유사한 방식이나 구도로 촬영한 순간들이 엿보인다. 분장한 조니 뎁의 연기는 여전히 나쁘지 않지만 조금은 힘이 빠진 느낌이다. 톰 윌킨슨, 헬레나 본햄 카터라는 명품 배우들을 꽤 비중있는 조연으로 만날 수 있다.


<론 레인저>의 계보, 미국에서 갖는 과거 시리즈들의 역사가 어땠든지간에 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사전에 전혀 모르고 영화를 보았다. 물론 이야기가 마냥 긴장감을 유지할 수 만은 없지만, 코믹한 장면들과 진지한 장면들을 반복적인 전환들은 전체적으로 영화를 가볍고 혼란스럽게 만든다. 영화가 끝나기 20분전. 윌리엄 텔 서곡이 시작되는 그 지점부터를 위해 여지껏 달려온 영화같아 보이기도 하는 아쉬움. 작년의 <다크 섀도우>때보다 조니 뎁은 더욱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고 연기한 느낌이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에 기대어 버티기엔 150분이나 되는 상영시간은 확실히 너무 길다.



(강남 메가박스 2013.07.04)





덧글

  • 2013/07/04 23:2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05 01:0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동굴아저씨 2013/07/04 23:56 # 답글

    생각보다 길긴 했지만 재밌게 봤더랬죠.
  • 레비 2013/07/05 01:05 #

    영화가 한 100분 정도였으면 딱 적절했을것 같네요 ㅋ
  • 2013/07/05 00:4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05 01: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城島勝 2013/07/05 08:08 # 답글

    '극장판'이란 이름아래 좀 더 시간을 줄였어도 아쉬울 것 없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본래 극장판은 다 찍어놓은 데서 편집하는 것이지만) 2억 5천만 달러나 들어갔다는 제작비도 아낄겸 더 짧게 찍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은데요.(웃음)

    하지만 말씀하신 윌리엄 텔 서곡이 흐르는 부분은 확실히 좋았습니다. 지적하신대로 그것을 위해 달려왔나, 하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그것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지켜본 장면들이 그래도 가치를 가졌다 라는 감상도 들었네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중간중간 넣는 특유의 가벼운 만담 덕분에도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으로 유쾌했던' 영화였습니다.
  • 레비 2013/07/06 15:48 #

    저도 말은 분량을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이부분은 빠져도 될것같은데..' 라는 생각이드는 장면들은 잘 생각나질 않네요 ㅎㅎ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처럼 잘 만들어진 놀이공원에서 딱히 지루할 순간들은 적었지만, 그 놀이기구 전체를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었던 느낌뿐이었죠 ㅎㅎ

    마지막 주요인물들이 다 모여서 펼치는 액션씬들은, 그만큼 전형적이기도하지만 또 그 부분에서만큼 영화가 공들인 흔적이 많이 보였어요. 저도 그때부터는 그간 기다린 두시간이 조금은 보상받는 느낌이 들더군요 ㅎㅎ 유쾌하고 재미있었지만 제 기대치가 그보다 더 높았던 탓이었는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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