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Mr. & Mrs. Smith, 2005 Flims











식어버린 부부 관계에 대한 헐리우드식 신선한 제언.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농담조를 섞어 이렇게 말하고 싶다. 화끈한 부부싸움씬을 선보인 이들 스미스 부부의 이야기는, 모두가 알다시피 영화 촬영 후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실제 연인관계가 되어 더 유명세를 탄 영화다. 아마 이들의 스캔들은 제작사의 그 어떠한 마케팅보다 더 좋은 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미세스 스미스 역에 많은 여배우들이 거론되었지만, 그 리스트에서 인상적인 것은 니콜 키드먼의 이름이었다. 2001년 톰 크루즈와 이혼한 니콜 키드먼이 키스 어번과 재혼하기 전이었던 그때, 만약 브래드 피트의 연기 파트너가 되었더라면 그는 제니퍼 애니스톤과 헤어지지 않아도 되었을까. 아니면 톰 크루즈의 전처가 브래드 피트의 아내가 되는 세기의 삼각관계를 볼 수 있었을까.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미세스 스미스 역은 많은 여배우들을 거쳐 안젤리나 졸리에게 돌아갔고, 권총이 잘 어울리는 이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 졸리는 이후 2010년까지 <투어리스트>, <원티드>, <솔트>등의 영화에서 여전사의 이미지를 이어나가게 되었다.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라는 두 스타 배우의 영화인 동시에 '본 시리즈'의 창시자 더그 라이만 감독표 액션 영화라는 점에서 흥행성과 오락성이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된 영화였다. 하지만 난 이 영화는 액션 영화라기보다 조금 거친 멜로 영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영화가 존 스미스(브래드 피트)와 제인 스미스(안젤리나 졸리)의 부부 상담으로 시작하여 역시 같은 장면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이들 부부의 최종적 목적은 세계 평화도, 악의 징벌도 아니라 그저 자신들 결혼 생활의 지속이다. 직업상의 이유로 서로의 신분이나 처지를 어쩔 수 없이 속이고 결혼해야했던 스미스 부부는 분명 그 시작은 사랑이었으나 그들의 5년(혹은 6년)의 결혼생활 후의 권태는 서로가 자신의 본 모습을 숨김에서 비롯되었다고 추리해도 틀리지 않다. 게다가 이들은 전형적인 섹스리스부부다. 이토록 섹시한 스타 둘을 데려다놓고 왜 부부 관계에 문제가 생겼는지에 대해선 영화는 아무 말도 않는다. 그러나 마음을 열지 않는, 정신적 교감이 없는 부부가 육체적 사랑을 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 심지어 임무를 마치고 부랴부랴 찾아간 이웃의 파티에선 이웃의 어린 아이를 잠깐 맡게된 제인의 당황스러운 제스쳐와 그 모습을 멀리서 목격하게된 존의 씁쓸한 표정이 스쳐지나간다. 불과 바로전까지 각자 사람을 능숙하게 죽이고 온 이 자녀없는 부부의 난처한 모습은, 일에는 프로지만 결혼이라는 생활에는 한참 아마추어인 꼴이다. 이쯤되면 스미스 부부는 국제적인 전문 킬러라는 특수한 직업을 제외하고는, 흔히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부부 관계의 문제를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이 영화가 두 부부의 설정을 극도로 희화화하고 비현실적으로 만들어놓았지만, 사실 그 저변에는 굉장히 설득력있고 현실적인 이야기가 깔려있는 것이다.









존 스미스와 제인 스미스는 각자의 일에서 누구보다도 프로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직업적 본분을 다 할수록 순탄한 결혼 생활과는 멀어진다. 둘의 안정적인 수입은 이 부부의 저택을 유난하게도 화려한 귀족적인 생활을 안겨주는 듯한 모습이지만 이 치장된 집은 빈 껍데기와도 같다. 직업과 결혼 생활의 만족도는 반비례하다는 듯이 각자의 일에 몰입 할 수록 위태로워지던 그들은, 서로의 진짜 모습을 알게되는 순간 비로소 새로운 국면에 다다른다. 비록 방법은 과격할지언정 아슬아슬하게 쓰고있던 가면이 부서지고 그들의 빈껍데기의 집도 함께 부수어놓고 나서야 그들은 진짜 부부로서 상대방의 모습과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된다.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의 후반부는 화려한 액션으로 잔뜩 채워져있지만, 영화의 전반부는 스미스 부부의 기묘한 부부생활에 녹아 있는 남녀 관계에 대한 블랙유머에 적잖이 할애되어있다. 이를테면, 남자(존)의 무기는 집 밖 차고의 지하실에 있지만 여자(제인)의 무기는 집안 부엌 오븐 안에 있다거나, 위기에 처한 남자는 가장 친한 친구 한명에게만 털어놓고 도움을 받길 기대하지만 여자는 자기 주변 다수의 여자들을 불러들여 자신의 힘이 되길 바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외에도 이웃이나 직장에서는 아무 문제없는 부부로 보이길 희망하는 모습은 여느 부부들의 속앓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영화는 전반부의 흥미로운 설정을 가지고, 진짜 위기에 빠졌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부부뿐이다-라는 교훈을 후반부의 격한 액션과 볼거리로 무리하고 과격하게 설명하려 했다. 물론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라는 두 슈터스타, 그리고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가지고 그만한 액션영화를 만드는 것은 견디기 힘든 유혹이었겠지만 나는 이 영화가 사실 굉장히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이 숨어있으며,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평가절하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후반부의 지나친 액션씬들이 전반부의 소소한 재미를 거꾸로 잡아먹은 꼴이 된 것은 많이 아쉬운 점이 맞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불만족스러운 부부생활의 상담으로 시작한 이 영화는 결국 모든 일이 끝난 이후라고 짐작되는 시점에 다시 그 둘을 상담받게끔 한다. 좀 멀리 돌아왔고 그 과정은 한껏 거칠었지만,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는 서로에게 속 마음을 털어내지 못해 식어가는 부부 관계에 대한 코믹하고 파격적인 처방전이 아니었을까. 그렇게라도 결혼 생활을 유지하느니 차라리 다 때려부수고 서로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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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細流 2013/05/08 09:38 # 답글

    보기 전엔 단순한 오락 영화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막상 보다 보니 생각할 거리도 많고 액션 말고도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요. 오래 전에 봐서 거의 다 잊어버렸지만.^^;
    존 파월의 음악도 참 좋았죠. Assassin's tango는 아직도 즐겨 듣는 곡들 중 하나랍니다.^^
  • 레비 2013/05/09 14:40 #

    저도 처음엔 홍보의도대로 좀 비현실적인 설정을 써서 액션으로 눈을 현혹하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깨알같은 재미들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ㅎㅎ 음악도 기억에 남는데 곡명은 모르고 있었네요 ! ㅎㅎ
  • 2013/05/08 11: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5/09 14:4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풍신 2013/05/08 12:15 # 답글

    부부의 대사가 은근히 정곡을 찌르는게 많아서 즐거운 작품이죠. 참 즐겁게 봤습니다.
  • 레비 2013/05/09 14:43 #

    의외로 소소한 유머코드들이 많았고 후반부 액션도 볼만해서 이래저래 괜찮은 영화였어요 :)
  • ananas 2013/05/09 03:41 # 답글

    전 극중에서 브래드 피트가 '실은 고백할 게 있는데 나 전에 한번 결혼했었어.'라고 말하자 졸리가 '그년 이름이랑 주민번호 대!!'라고 말하는 장면이 센스있는 개그신이어서 그게 인상깊어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참 세련되게 부부간의 드라마를 버무린 액션물같아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영화랍니다.
  • 레비 2013/05/09 14:45 #

    아 ㅋㅋㅋㅋ 저도 그 장면 참 좋아해요 ㅋㅋ 서로 진실게임같이 털어놓는데 브래드 피트가 어떤 말을 해도 다 참던 졸리가 그 말은 못참고 쫒기던 차을 세우고 피트을 막 때리는데 ㅋㅋㅋ 전 처음이 왜 대라그러는지 몰랐다가 피트가 죽이려고 그러는거냐고 그래서 알았네요 ㅋ
    부부간의 권태나 문제를 다룬 영화들은 참 많지만 그걸 이런 액션영화의 소재로 접목시킨 경우는 거의 없었던것 같아요 :)
  • 라비안로즈 2013/05/08 14:51 # 답글

    저도 이영화 많이 좋아합니다...
    한 6번쯤 봤을까요.,...
    마지막에 ... 나오는 장면도 집과 연계되어있고....
    행동하나하나가 뭔가를 다 연상시킨다고 할까요

    부부관계에서 교감이 없이는 발전된 관계로 이어나가지 못한다는걸 느끼게 해준 영화라고 할까요
    근데 집이 심한 총질로 부숴지고 그러는데도 ..... 옆집에서 신고한건지 안한건지 기억이 안나네요 ㅋㅋ


    듣기로는 상담사가.... 둘의 보스라는 설도 있고 ㅋㅋ 재미있어요
  • 레비 2013/05/09 14:46 #

    괜찮은 영화였죠? 저도 네다섯번 본것 같아요. 은근히 숨겨진 재미들이 참 많았는데 후반부 스펙터클한 액션에 가려져버렸죠.

    부부싸움후에 신고한 이웃과 경찰들이 찾아오는 장면이 있긴했죠 ㅋㅋ 하지만 그땐 이미 서로 화해한 직후라 사랑의 싸움으로 오해하고 훈훈하게 물러간다는 설정.. ㅎ
  • 2013/05/08 20:4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5/09 14:4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5/11 22:53 # 답글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중 하나였어요. 평범한 액션 영화가 아니었으니까요 ^ㅅ^ 후훗.
  • 레비 2013/05/13 00:06 #

    평범한 액션영화처럼 홍보되고 또 그렇게 많이 보여졌지만, 의외로 위트있고 재미있는 영화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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