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 2002 Flims









스티븐 스필버그의 역대 모든 영화들 중 가장 인상적인 오프닝 시퀀스를 가진 이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시대적 사기극을 벌인 재기넘치는 소년과 집요한 형사의 추격전이 전부가 아니다. 영화에는 얼핏 두 명의 주인공, 프랭크 에비그네일 주니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칼 헨리히(톰 행크스)의 추격과 애증의 관계를 회상를 통해 되짚는 듯하지만 사실 영화를 구성하는 축은 하나가 더 있다. 그건 바로 프랭크의 아버지(크리스토퍼 월켄)다.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에 비해 크리스토퍼 월켄의 이름은 낯설고 그 무게감이 떨어질 순 있지만 그는 70, 80년대부터 연기한 헐리우드 베테랑 배우 중 하나다. 우디 앨런의 <애니 홀>, <디어 헌터>에도 등장했고, 미쉘 파이퍼가 '그' 캣우먼을 보여준 팀 버튼의 <배트맨 2>에서는 음험한 백만장자 맥스로 등장했었다. 수많은 스타들에 의해 가려진 감이 있지만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에서도 이름을 올렸던 그는 아직까지도 활발하게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가고 있는 명조연배우다. 영화속 프랭크의 아버지는 프랭크를 쫒는 칼과 정확히 대칭점에 서서 프랭크를 양분한다.





무언가를 상실하고 나약해진 아버지. 이 가련하고 불쌍한 아버지에 대한 키워드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많은 영화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그의 인장이나 마찬가지다. 생각해보자. <우주전쟁>의 톰 크루즈는 이혼당하고 자식의 양육권마저 빼앗긴 노동계급 아버지이다. 그는 아내의 새 남자가 부유한 보스턴 남자라는걸 안다. 하지만 그는 피난 도중 아들을 잃어버리고, 딸을 외계의 공포로부터 무사히 안전한 곳까지 보호하려 애쓰는 아버지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의 톰 크루즈는 또 아들을 잃었다. 아들을 지키지 못한것에 대한 죄책감은 이 아버지를 메이저리티 시스템의 선두에 세운다. <터미널>의 톰 행크스는 뉴욕에 온 이유부터가 아버지의 못다이룬 유언을 완성시키기 위해서였다. <쉰들러 리스트>, <쥬라기 공원>, <라이언 일병 구하기>등에서의 남성 주인공들은 가족의 또 다른 변형된 형태를 지키려 애쓴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휴머니즘의 오랜 신봉자이다. 그런 그에게 이 영화에서의 아버지라는 존재는, 가족 관계에서의 나약할 수 있는 부분을 드러내주는 스필버그식 불안과 불신을 상징한다. 그의 아버지는 유수의 클럽 맴버였을 정도로 성공한 남자, 성공한 가장이었다.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가진 그는 아들의 존경하는 아버지였다. 그러나 재정적 문제등으로 그런 아버지가 힘을 잃고 무너지기 시작했을 때, 가정의 행복은 해체되지만 문제는 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두 부자에게 있다. 우유 속에 빠져도 그것이 포기하지않고 발버둥친 생쥐는 살아남는다는 교훈을 아들에게 주지시키며, 그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아버지는 상황이 곧 좋아지리라 희망을 놓치않지만 이미 자신의 재산과 아내는 떠나간 뒤였다. 미성년자 아들 프랭크에게 이런 변화는 더욱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그가 가진 평생의 외로움의 근원은 가족의 상실이었다. 어릴때 보았던 행복한 가정이 사라진 지금, 그것을 복구하는데 필요한것이 오직 돈이라는 생각에 프랭크는 아버지와, 가정의 재결합을 위해 돈에 집착한다.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프랭크의 아버지 역시 아들의 사기행각을 보고도 눈을 감아준다. 이 외로운 부자는 서로가 서로를 알면서도 속이며 위안을 받아온 것이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찾아오는 FBI형사 칼과의 인연은 프랭크가 아버지로부터 받은 잘못된 가족애를 교정하고 보완해주기 위한 장치이다. 왜 하필 유독 크리스마스만 되면 둘의 악연이 겹치는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다. 가족이 가장 그리운 그 날, 외로운 프랭크에게 칼은 그를 추격하는 수사원이지만 점차 갈수록 그를 염려하는 애증의 관계가 된다. 아버지에게 받지 못한, 진정 걱정하고 바로잡아주는 조언자로서의 칼은 수감된 프랭크의 능력을 FBI에서 발휘하는 것으로 그에게 새 가능성을 제공한다. 프랭크 아버지와 칼의 관계는 그런것이다. 프랭크의 아버지는 아들의 능력을 알지만 그것을 만류하거나 저지하지 않고 오히려 추켜세웠다. 그가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을 알아도, 그는 혈육을 버릴수 없다는 이유로, 수사하기 위해 찾아온 칼을 돌려보낸다. 하지만 인간미가 떨어져보이는 칼 역시 마찬가지로 프랭크로 인해 변화한다. 결국 칼 역시 누군가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프랑스까지 쫒아가 마침내 자기손으로 붙잡은 프랭크를 미국으로 무사히 송환하기 위해 애쓰고, 마치 말 안듣는 어린 아들을 인내로 보살피는 대리적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버지가 멘토와 같았던 프랭크를 그토록 대범한 사기꾼으로 만들 수 있던 것은 아버지를 다시 자신이 어릴적 보았던 그런 존경하는 가장의 모습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의지의 발현이었다. 프랭크는 돈이 목적이라기보다, 그런 돈을 벌어 아버지에게 "다시 우리가 가족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희망을 계속 타진받기 위해서 돈을 모았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희망을 짓밟지않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들은 범죄에 빠져들었다. 양키스가 왜 매번 이기는지. 그것은 유니폼에 눈이 팔리기 때문이라는 프랭크의 통화 내용으로 대변되는 외모(혹은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풍자는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코믹한 요소에 그친다. 그가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변호사가 되고, 다시 의사가 되는 것은 사람의 내면보다 소위 겉모습, 그럴싸한 치장과 그럴싸한 거짓만으로 충분히 만들수 있는 겉모습만으로도 가능했다. 그런 그가 칼에게 마침내 덜미가 잡히게 되는 것은,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에 빠졌을 때였다. 잡지의 여자 모델과 하룻밤을 보낼때도 가명을 사용했던 프랭크가 처음으로 본명을 알려주는 것은 못생겼지만 진정 사랑한 간호사 애인이었다. 그의 거짓된 삶이 처음으로 진실로 드러나려하는 순간, 다시 칼 앞에서 그는 달아나야했다. 칼에게 더이상 쫒지말아달라는 프랭크의 간청은 자신이 벌여온 거짓의 장벽을 체감한 그 때에 비로소 가능했던 말이다. 하지만 스필버그식 해피엔딩을 이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역시 벗어나지 않는다. 프랭크를 체포한 칼은 그의 능력을 활용할 기회를 주고, 영화는 마지막, 한번 더 프랭크의 탈출기도를 전말을 보여주면서 칼과 프랭크의 사이에 형성된 신뢰를 다시한번 확인시켜준다. 그래서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프랭크의 화려한 사기극과 도주극을 그린 즐거운 오락영화가 될 수도 있지만, 상실된 혈연 관계에 대한 불안과 그것의 새로운 대체 가족으로의 회복을 그리고 있는 영화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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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프랭크의 실제 모델인 프랭크 에비그네일 주니어가 까메오로 등장한다. 프랑스에서 디카프리오를 톰 행크스로부터 인수해 체포해가는 프랑스 경찰 역으로 나온 사람이 바로 그 본인이다. 비록 한마디의 대사도 없지만, 극중 자기 자신의 캐릭터를 체포해가는 역할을 맡았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덧글

  • 2013/02/22 22:2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2/23 16:2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2/24 14:1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2/25 12: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2/26 00:1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쵸코찡 2013/02/23 21:14 # 답글

    이 영화 참 좋아하는데, 오늘 또 보고싶어지네요 ^^
  • 레비 2013/02/24 01:33 #

    재밌는 영화에요 :) 전 특히 이 영화가 개봉했을시에 아버지와 단둘이 영화관에서 본 영화라 더욱 더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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