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타, La Femme Nikita, 1990 Flims










매기 큐 주연의 동명 TV 드라마가 현재 미국에서 시즌 3이 진행중에 있긴하지만, '니키타'라는 이 중성적 이름이 고도로 훈련된 여성 킬러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음은 1990년 때와 마찬가지로 변함이 없다. 과거의 기억을 말소당한채 남성들에 의해 '키워진' 여성 킬러. 그것은 원래 매기 큐가 아니라 안느 파릴로드가 가졌던 이름이었다. 헐리우드에 대항할 수 있는, 프랑스가 보유한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는 뤽 베송 감독의 1990년 영화 <니키타>는 <레옹>, <택시>, <제5원소>, <잔다르크>를 거쳐, 제작이나 각본등에 참여한 <밴디다스>, <블랑섹의 기이한 모험>, <콜롬비아나>로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는 뤽 베송만의 '젊고 당차고 강한 여성 캐릭터'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그의 가장 최근 연출작은 미얀마의 아웅 산 수치를 다룬 <더 레이디>였다)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 중 조연 주연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은, 함께 등장하는 남성캐릭터 못지않게, (가끔은 바보같이 어리숙한 남자 캐릭터들) 그들을 능가하는 남성성을 지닌 여성들로 묘사되곤 했다. 뤽 베송은 다룰 수 있는 장르가 폭 넓은 감독이지만 그는 이런식으로 남녀의 뒤바뀐 성역할, 혹은 영화가 구현하는 젠더gender에 대한 고찰을 크건 작건 조금씩 던져왔다.







니키타라는 이 성별불분명의 이름부터 주인공의 캐릭터성을 대변한다. 살인죄를 저지른, 사회적으로 구원불가능한 10대 소녀를 이미 구형된 사형으로부터 빼돌리는 대신, 그녀의 기록을 말소하고 국가를 위한 국가의 특수요원이자 살인병기로 키운다. 그녀는 공식적으로 사형된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죄를 씻기위해, 또 국가의 이익을 위해 살인면허를 받았다. 니키타는 분명 소녀지만 남성적인 권총을 충동적으로 잘못 다룬 죄로 남성들의 손에 구속되고 훈련받고 남성적인 킬러로 키워진다. 그녀는 남자 요원들과 함께 훈련받고 총을 쏘는 법을 배우며, 원래 수감되기전부터 남성성을 가지고 있던 니키타는 금세 적응하고 킬러로서의 실력을 향상시켜 나간다. 그녀는 오히려 그 남자들의 세계에서 자신과 같은 여성으로서 그녀에게 내면의 여성성을 키워주려는 아만드(잔느 모로)의 화장술이나 미용에 대한 충고를 처음엔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외출이 허용되지 않은채 몇년째 비밀기지에서 훈련받던 니키타도 나이가 들고 20대가 되자 여성적 아름다움에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한다. 영화의 전반부는 이렇게, 남성으로 출발한 니키타가 이제 겨우 여성성을 발견하고 변해가는 과정에 투자된다.







하지만 이제야 비로소 여성성에 눈을 뜬 니키타에게 남성성인 살인훈련과 킬러본능은 여전히 공존한다. 그녀가 수년만에 '여성'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고 그녀를 처음부터 돌보고 키워온 책임요원 밥(체키 카료)과 저녁 데이트를 하러 처음으로 '밖'으로 나선 날, 평소와 다른 밥의 모습과 이젠 과거의 남성스러운 모습이 아닌 숙녀의 모습으로 레스토랑에 앉았지만 그녀에게 들려진 것은 커다란 매그넘 권총 한자루였다. 이제 외형적 모습이나마 겨우 여성성을 찾았나싶었는데, 밥은 또 다시 그녀에게 권총을 쥐어주고 살인으로 점철된 첫 임무를 내린다. 여성으로서의 첫 데이트와도 같았던 그 설레이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순식간에 현실로, 그리고 다시 내면의 남성성을 다시 깨우길 강요받은 니키타. 그녀는 눈물 흘리며 임무를 수행하고 성공한다. 이젠 무사히 사회로 나아가 위장신분으로 살지만 그녀에게 평범한 여성의 삶은 킬러라는 본모습에 의해 번번히 발목 잡힌다. 사랑하는 남자 마르코(장-위그 앙글라드)를 만나 그와 함께 살고 미래를 약속하지만 그녀의 허니문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밥이 마르코를 속이기위해 둘러댄 니키타와 '평범한' 과거는 그저 여성성으로 위장하고 있는 니키타의 허상일 뿐, 밥은 허니문 선물이라고 속이고 다음 미션 수행지인 베니스로 니키타와 마르코를 함께 보낸다.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니키타의 미션수행능력, 그리고 그에 따르는 화려한 액션씬이나 총격전이 아니다.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삶과, 킬러라는 남성적인 삶을 동시에 가져야하는 니키타는 그 자체가 양성을 모두 가진 인간. 중성적인 그녀의 이름 그대로이다. 조세핀이라는 거짓 이름으로 연인을 대하지만 총을 잡으면 니키타라는 킬러로 변신해야하는 그녀의 베니스에서의 미션은 자신과 같은 여성 타겟을 저격하는 임무였다. 아무리 여성인척 해도 결국 넌 훈련된 남성이라는 잔인한 상징이다. 영화의 오프닝시퀀스를 잘 보면, 니키타가 출동한 경찰들에게 체포되는 총격전에서 정작 그녀는 가판대 아래 숨어 한발의 총도 쏘지 않는다. 그녀를 빼고 다른 남자들간의 총격전에 그저 방관자로서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 한 경찰이 시체들 속에서 그녀를 발견했지만 그녀는 장난스럽게 그제야 그녀의 첫 탄환을 쏜다. 그렇게 경찰을 죽인 그녀는 그 한목숨을 갚기 위해 국가가 시키는대로 살인을 수헹해야했다.







베니스에서 여성을 저격한 니키타는 다음 임무에선 남성으로 분장한다. 이제 니키타의 뒤바뀐 성역할에 대한 은유는 더 명확해졌다. 그녀는 사랑하는 마르코와의 삶을 위해 여성으로 남아있고 싶어했지만 국가는 그것을 허락치 않는다. 마지막 이 임무에서 외교관 남성으로 분장한 니키타의 모습은 이제 돌아갈 수 없을만큼 다시 남성성이 그녀 내면에 자리잡았음을 은유한다. 니키타의 실패한 작전을 몰살로 처리하러 나타난 또 다른 킬러, '클리너' 빅터의 모습으로 등장한 장 르노는 그대로 몇년 뒤 영화 <레옹>의 레옹이 되었다. 그러나 무조건 모두 죽이고자했던 남성성의 극를 보여준 빅터는 그것을 만류한 니키타의 말을 따르다 결국 죽게되고 니키타는 한숨을 쉰채 빅터의 시체를 차안에 두고 떠난다. 남성성만을 요구받았던 작전 수행 능력이, 사랑을, 그리고 내면의 여성성과 충돌하며 작전 실패라는 초유의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결국 니키타는 한명의 여자로 남고 싶었던 소망(마르코)과 남성성을 강요하던 의무(밥), 둘 모두로부터 달아나는 것을 택한다. 니키타는 훌쩍 떠나갔지만, 상충된 성역할이 결국 한 인간의 삶을 이도저도 아닌 폐허로 만든 영화의 결말이 해피엔딩이라고 하기 어렵다. 마르코와 밥은 니키타가 이젠 없는 집에서 다시 만나 그녀를 그리워하며 영화를 마무리 짓는다. 영화 <니키타>를 액션영화, 킬러영화로 요약하면 편하지만 사실 단순히 매력적인 여성 킬러가 등장하는 영화가 전부는 아니다. 10대 소녀가 국가로부터 훈련된 살인기계가 되어서 사회에 내보내진 이후,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삶과 정상적인 사랑을 하지 못하고 결국 모든것으로부터 도망치는 이야기는 국가와 사회 양쪽으로부터 전형적으로 버림받은 고독한 킬러를 연상시키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주인공 니키타의 변화하는 성정체성과 남겨진 혼란이다. 마르코와 밥, 두 남성을 모두 떠나간 니키타는 결국 그녀가 원하던 여성으로만 남을수 있었을까, 아니면 남성성과 여성성 사이에서 끝없이 방황하고 있을까.













덧글

  • 2013/02/07 14:1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2/07 20: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123 2014/09/29 03:00 # 삭제 답글

    글잘보고갑니다^^ 저도 이 영화재미있게봤어요
  • 레비 2014/09/29 11:05 #

    감사합니다 !
  • 2015/02/10 06:1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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