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악몽,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1993 Flims











이 영화 제목으로 검색을 하다보니,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재미있는 질문을 보았다. "이 영화는 할로윈에 봐야하는 가, 크리스마스에 봐야하는가." 나 역시 그 블로그의 주인처럼 크리스마스에 한 표를 던진다. 팀 버튼의 영화로 알려져있지만, 사실 팀버튼은 제작에만 참여하고 감독은 정작 다른 사람인 애니메이션 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정작 크리스마스 마을이 아닌 할로윈 마을에서 시작한다. 연중 할로윈이 가장 중대한 행사인 할로윈 마을의 리더인 잭 스켈링턴은 영화 사상 가장 스키니한 주인공이 아닐런지. 이 스타일리쉬한 해골은 아무리 훌륭하게 치뤄내도 만족스럽지않은 할로윈에 환멸을 느낀다. 그 유명한 보름달을 배경으로 한 언덕 끝트머리에 올라 공허함을 노래하는 모습은 300년만에 스크린으로 부활한 햄릿과 같다.

1993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이후 팀버튼식의 영화에 등장하는 특징적 인장들이 찍혀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든 아기자기한 마을. 곡선이 많이 이용된 기괴하고 기묘한 장식들. 아주 작은 소품들에도 반영되어있는 섬세한 분위기는 이후 팀버튼의 영화들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요소다.






두명의 배우가 노래한 잭의 넘버들은 뮤지컬의 형식을 따온 이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특히 무덤언덕과 커다란 달을 배경으로 노래하는 잭의 모습은 이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다. 할로윈 마을과 대조되는 크리스마스 마을의 풍경들. 그 크리스마스를 가져와 '할로윈식'으로 다시 크리스마스를 꾸며보려는 할로윈 마을의 준비 과정들은 영상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소재와 디테일한 점들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크리스마스 마을을 따라하면 우리도 그 마을의 분위기를 재현하고 할로윈이 아닌 크리스마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잭의 맹목적 믿음은 잭을 짝사랑하는 샐리의 간청에도 물러서지 않는다. 회의감에 휩싸였던 잭에게 크리스마스는 그 자체로서 얼마나 큰 활력이 되었는지. 그래서 나는 크리스마스가 주는 설레임과 두근거림이, 정작 진짜 산타와 크리스마스 그 자체보다 더 영화를 지배하고 있는 테마라고 생각한다. 비록 잭은, 내가 있어야할 곳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할로윈이라는 것을 깨닫고 실패로 얻은 의욕을 다시 불태우며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동안 할로윈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였던 할로윈 마을의 유령들의 모습은 크리스마스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른채 설레어 기대하는 우리의 어릴적 동심과 닮아있어서 순수하고 귀여워보이기까지 한다. 나이트메어 라는 제목과는 반대로 오히려 무서워야할 소재들을 아기자기하게 표현해, 예쁜 한편의 동화가 되었다. 어차피 예쁜 것을 예쁘게 포장해둔것이 아니라, 못나고 흉한 것을 예쁘게 보이게끔 만들어 놓은 점.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매력은 그 점이 아닌가 싶다. 






덧글

  • 서주 2012/12/25 10:13 # 답글

    '기괴하다'란 말이 무슨 뜻인지 아마도 처음 와닿았던 영화ㅎㅎ
    전 샐리 역의 캐서린 오하라 목소리 참 좋아해요.
    목소리 전문 배우(..) 우아한 외모에 연기도 참 잘하시는데 어째 실사(?)는 홈얼론밖에 기억이 안나는ㅎㅎ
    하지만 팀 버튼 작품도 그렇고 꽤 많은 애니메이션에 목소리 출연을 해서 딱 들으면 알겠더라구요.

    본 지 워낙 오래라;; 내용은 가물가물했는데 역시 말씀하신 언덕에서 달을 배경으로 노래하던 잭은 선연하네요. 눈물도 찔끔. 했던 것 같고. 흐흐
    처음에 봤을 땐 산타할아버지의 비율 파괴된(..) 비주얼에 나름 충격도 받았던 것 같....
  • 레비 2012/12/29 02:22 #

    그런 기괴함 덕에 이 영화- 하면 바로 팀버튼이 매치되는 것 같아요. 그만의 기괴함.. 그러면서도 뭔가 이상하거나 흉하지 않는 귀여운 구석이 있는 신비함이 있어요 ㅋㅋ 샐리 역의 목소리는 지금은 잘 기억나질 않네요 ㅠ_ㅠ ㅎㅎ 찾아보니 케빈의 그 엄마셨군요 ?! ㅋㅋ

    언덕에서 노래하는 잭은 정말 이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 같아요 :) 산타와 우기부기의 씬도 인상적이었는데 ㅎㅎ
  • 細流 2012/12/25 12:18 # 답글

    앗, 저는 주로 할로윈에 이 영화가 생각나서 보는 쪽이어요.^^
    제가 꼽는 잭의 최고 명장면은 맨 처음 할로윈 축제 장면에서 몸에 불이 붙은 채로 춤추는 장면!
    제가 팀버튼이란 감독을 인지하고 좋아하게 된 계기가 이 영화 아니면 가위손 둘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정말,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후의 팀버튼 영화들을 보면 이 영화의 주된 분위기와 배경이 그대로 살아있죠. 배트맨 리턴즈라든가, 유령신부라든가 스위니 토드라든가. 볼 때마다 반갑고, 대니 엘프만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또 반가워요.^^ 이 영화는 음악이 워낙 좋아서 OST도 즐겨 듣지요~
  • 레비 2012/12/29 02:47 #

    헙 ㅎㅎ 전 제목때문에서인지 할로윈과 매치시킬 생각을 사실 전혀 못했어요 ㅎㅎ
    맞아요 한창 90년대 배트맨 시리즈를 만들다가 내놓은게 <가위손>이었죠. 그리고 그와 비슷한 시기에 이 영화도 나왔구요 ㅎㅎ

    이 영화의 ost가 좋은줄은 처음봤을땐 몰랐는데 좀 더 나이먹고 다시 보니 알겠더라고요 :) 크리스마스라 다시 한번 챙겨보았습니다 ㅎㅎ
  • 자주빛 하늘 2012/12/25 17:53 # 답글

    아, 팀버튼전 보러 가야하는데ㅠㅋㅋ
  • 레비 2012/12/29 02:47 #

    저도 조만간 가려구요 ^_^ ㅎㅎ
  • 거위 2012/12/25 20:24 # 답글

    전 주로 크리스마스에 이 영화를 봤어요.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잭이 크리스마스 마을에서 부르는 What's This가 가장 기억에 남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눈과 크리스마스 장식, 선물이 있는 마을을 보며 신나하는 잭의 모습이 레비님이 본문에서 말씀하신 대로 우리 어릴적 같은 설렘이 보여서 보는 저도 기분이 좋아진 부분이었어요.
  • 레비 2012/12/29 03:00 #

    아 생각나네요 :) what's this?! what's this?! 하면서 부르는 신나는 노래 ㅎ 잭이 알고보면 굉장히 순수하고 어린아이같은 면이 다분한 캐릭터에요 ㅎ
  • 닥슈나이더 2012/12/25 23:29 # 답글

    고등학교때 극장에서 정말 재미있게 봤었죠.......

    그러고 보니 그때 같이 봤던 친구는 전기과 나와서 3D그래픽 디자이너 하는군요....
  • 레비 2012/12/29 03:01 #

    고등학교때 보셨군요 ! 전 극장에서 본적은 없는것같아요 ㅠ
    3D로 재개봉한적도 있는것같은데.. 제가 놓쳤나봐요 ㅎ
  • 쿠리 2012/12/27 23:39 # 답글

    전 크리스마스 때 기회가 되면 이 영화를 꼭 봤어요 흐흐.. 전 크리스마스파네요- 캐릭터가 기괴하면서도 귀엽고, 지금도 무척 좋아하는 영화여요
  • 레비 2012/12/29 03:01 #

    저도 크리스마스즈음에 챙겨보는 몇몇 영화들중 하나입니다! <러브액츄얼리>나 <패밀리맨>같은 영화들과요 ㅎㅎ 다시봐도 빛바랜 느낌없이 재미있어요 ㅎ
  • 2012/12/31 15:4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31 21:3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1/01 16:2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1/03 22:3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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