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 2009 Flims









둘 사이의 관계가 모호해져 갈때, 아니 정작 둘 사이의 행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주위 사람들이 물어볼때 즈음, 운전을 하던 톰(조셉 고든 레빗)은 묻는다. "우리 지금 뭐하는거야?" 썸머(주이 디샤넬)가 답한다. "영화보러 가잖아."


내가 이 영화를 보다가 가장 크게 웃었던 씬이다. 톰의 대사와 똑같은 질문을 듣고, 썸머와 똑같은 대답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꼭 연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흔히 그 관계를 규정하고 명명하길 좋아하는 듯하다. 그런 작업들을 거치며 얻을 수 있는 이점들, 즉 그 상대방이 나의 '누구'가 되고, 그러면서 그 대상의 '내 인간관계도 내에서의' 위치를 배정해줄 수 있음에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썸남, 썸녀라는 단어를 처음 들은 것이 1년이 채 안된것 같다. 심지어 '썸탄다' 라는 동사형의 신조어 마저 있다. some. 둘 관계 사이에 '뭔가' 있다 - 라는 뜻으로 영어 접두사를 갖다붙인 아주 효율적인 신조어임엔 틀림없지만 내가 대단히 사용을 피하고픈 단어 중 하나이다. 인간관계 정립 욕구의 극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만약 이 영화의 작가 스캇 뉴스타터가 이 표현을 알았더라면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자했던 톰과 썸머의 그 모호한 관계도 단 한음절짜리 단어로 치환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친구보단 가깝지만 아직 연인은 아닌데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한 잠재적 연애 후보자" 와 같은 긴 수식어를 간결히 표현하기 위한 필요성 덕분에 발생한 단어라고 본다면 나의 경멸은 살짝 지나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내내 톰보단 썸머의 심정에 적극 공감하며 영화를 본 내게 그녀의 대사를, 그리고 톰과의 문답을 인용하여 이에 답하고 싶다. "몰라, 무슨 상관이야. 난 행복한데, 넌 안 행복해?" "행복하지." "됐네, 그럼."







그러나 요즈음 세상은 나같은 '썸머파' 의 사람들이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세상인 것 같다. 이런 관계정립의 회피에 대해 나쁘게 말해서 - 어장관리, 나쁜 남자(혹은 여자), 갖고 논다 -는 표현들이 날아오고 좀 더 극단적 폄하의 뉘앙스를 담아 '엔조이'라고까지 한다. 톰의 영화 속 그 질문은 곧, 나의 지나온 연애 경험들 속에서 나의 연인이 되어 주었던 모든 여자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내게 던졌던 유사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 무슨 사이야? " , "우리 사귀는거야?" 등등. 그중 내가 죽을때까지 잊기 힘들 가장 압권의 한마디는 "오빠는 왜 고백 안해?" 였다.

아차, 일전에 "비겁한 남자" 포스팅을 쓰면서 고백은 남자답게 해야한다고 주장해놓고 정작 이 블로그 주인장 자신이 관계 정의에 모호한 사람이 아닌가 하고 오해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고백의 가치를 폄하하거나 관계 정립을 회피하고자 하는 행동들이 아니다. 아 이 사람은 관계 정리를 원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 이상, 나는 더 이상 연인이라는 단어, 커플이라는 단어로 묶이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런 관계 정립이 상대방에게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믿음이나, 확신을 준다면야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해왔다. 하지만 상대방이 관계 정립에 딱히 중요도를 부과하지 않는 나와 닮은 사람이었다면 나는 그 '이름 붙임'에 큰 의미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그저 아쉽게도 아직 한명도 그런 사람을 못 만나봤을 뿐이라고 위로할 뿐이다. 오늘부터 우리는 연인이야 - 라고 못박지 않아도, 관계를 쉽고 가볍게 인식하거나 책임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생각 때문에 그 말을 미루고 싶은게 아니라, 영화 속 썸머의 생각처럼 미래는 몇마디 단어로 보장되지 않음에 좀 더 동의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스페셜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느날부터 '연인'이라는 관계로 꼭 묶여야만 비로소 그날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모두 알지 않은가.







이 영화가 남자의 입장으로 쓰여있고, 톰의 시선에 집중되어 있기에 그의 입장이 다소 안쓰럽고 측은하게 그려져있는건 사실이다. 게다가 톰의 입장에 좀 더 공감한 관객이라면 썸머를 나쁘게 말하고자하면 끝도없이 나쁘게 말할 수도 있는 영화다. 내가 잊을만하면 영화밸리에 올라왔던 이 영화의 평들을 대강 읽어보면, 세상의 모든 톰들에게 바친다는 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톰에 공감하고 그의 입장에서 영화를 본 사람들이 많았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우리 모두는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는 문구로 관객들에게 톰으로의 감정 이입을 한국판 포스터는 강요한다. 물론 이런 식의 주인공과 관객들을 일치시키려는 시도는 영화 <건축학개론>의 포스터에도 쓰인 비슷한 뉘앙스의 문구를 비롯하여 그간 숱하게 있어왔고 또 그런 방향성의 제시가 홍보하는 입장에서는 악의가 있다는게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썸머와 사귄 적이 있는 모든 톰이 아닌, 썸머의 입장으로 톰을 본다면 집착과 착각의 늪을 헤엄쳐 나온 한 남자가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러한 나의 생각과 글을 세상의 모든 썸머들에게 바치고 싶다.








영화 <[500]일의 썸머>는 두 남녀의 발전과 소강 상태로의 추이를 플래시 백과 플래시 포워드로 지루하지않게 전개시키고 행복했던 연애 초반부와 서서히 멀어져가는 후반부를 직접 비교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런 단계적 과정들을 불필요한 감성의 소모없이 필요한 장면들만을 가져다 보여주고 있으며, 이에 톰가 썸머가 겪는 주된 생각 차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썸머와 톰이 생각하는 관계에 대한 시각 차이가 그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운명과 우연에 대해 어디에 어떻게 무게를 두냐는 차이이다. 전자에 대해서는 썸머에 더 가까운 내 생각으로 충분히 언급한것 같으니 이제 이 글의 남은 부분은 후자를 위해 할애하고 싶다. 이 영화의 엔딩에 좀 더 촛점을 맞춰 다시 요약해보자면 톰이 믿었던 운명과 필연의 썸머로부터 실망하고 스스로 운명은 없다로 돌아섰다가 다시 썸머의 결혼 소식에 '사실은 네 말이 옳았다'고 재확인 받기까지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영화 말미에 삽입된 '어텀'과의 만남은 톰을 향한 위로의 작은 에피소드일 뿐이다.



톰은 썸머를 자신의 운명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미스의 노래를 썸머도 좋아했고, 노래방에서 그녀가 부르던 노래 역시 그가 좋아하는 곡이었고, 자신이 포기했던 꿈인 건축설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고 그것을 보고 싶어해줬으니까. 하지만 썸머의 입장에서도 톰은 과연 운명의 남자였을까? 톰은 썸머가 좋아하는 링고스타를 좋아해주지 않았고, 썸머의 운명남은 '그녀가 읽고 있던' 책에 관심을 가져주며 다가왔다. 톰의 말은 결국 옳았으나, 그 남자가 톰이 아니었던 결말의 이유는 바로 이 점이 아니었을까. 썸머의 눈으로 비춰진 <[500]일의 톰>에서도 과연 톰의 시간들 만큼 행복하게 그려질 수 있을까. 썸머의 결말인, "네 말은 옳았지만, 그 대상이 너는 아니었다"는 톰에게는 너무나 잔인한 결말이지만, 우리의 운명의 상대는 같은 회사에서 카드 문구를 만들던 사람이 아니라 카페에서 도리언 그레이를 읽는 내게 우연히 말을 건 사람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제법 쉽게 운명이라는 것에 현혹되는 편이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다. 나름 보장되고 확신에 찬 계획안에서의 전개조차 일정 정도는 우연들의 나열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운명론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반복되는 사소한 우연을 운명이라고 오판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자 노력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영화 <[500]일의 썸머>가 주는 메세지가 마음에 든다. 나 역시 썸머와 같은 생각으로 연인을 대했던 적이 있었다. 스쳐지나가는 인연일 뿐 반드시 만나야했고 헤어져서는 절대 안되는 운명같은 관계라고 생각하진 않으려했다. 사실 이 점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않다. 다만 반복되는 우연이라면 운명으로 바라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운명론의 허용 범위를 넓혔다.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작은 우연의 암시들에게 불필요하게 휘둘리지만 않는다면, 멋대로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운명론이라도 출근길의 톰을 춤추게 만들 만큼 활력이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도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세상은 필연보단 우연들이 지배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훗날 우연들 중 일부를 격상시켜 필연이라고 이름 붙여줄 뿐이다. 톰은 아쉽게도 썸머의 운명남은 아니었다. 무어라고 부르든지간에 썸머 역시 톰의 운명의 인연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과론적으로 따졌을 때의, 영화의 결말을 모두 보고나서야 할 수 있는 말이다. 우리는 영화 속을 살고 있지 않다. 반복되는 우연들을 운명이라 부르든, 아니면 그저 지나가는 인연이라고 치부해버리든지 간에, 우리는 우리의 영화의 엔딩을 미리 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운명을 포기할 수 없다. 아니, 운명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우연들로부터 눈을 돌릴 수 없는 이유는, 다시한번 말하지만 우리는 영화 속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덧글

  • 2012/10/03 02:5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03 23:1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루얼 2012/10/03 03:31 # 답글

    처음에는 톰한테 감정이입해서 '썸머냔-_-+' 이러고 보다가, 다시 볼 땐 썸머의 감정도 이해가 되고 그러더군요.
  • 레비 2012/10/03 23:16 #

    핫핫 ㅋㅋ 다들 톰한테 감정이입해서 보신분들이 많군요 ! 썸머냔 ㅋㅋㅋㅋㅋ 참 나쁘게 보자면 밑도끝도없이 폄하할 수도 있는 여자인데, 전 워낙 톰 같은 스타일이 별로라 생각했던지라 한번보면서도 썸머에게 더 동정심이 갔나봐요 ㅎ
  • 루얼 2012/10/03 23:36 #

    맞아요. 썸머는 어쩌면 천천히 이 사람과 내가 정말 맞는 건지 알아가고 싶었을텐데, 톰이 앞뒤없이 "너는 내 운명의 여자라능!" 이러면서 관계를 강요한 거라고도 볼 수 있죠ㅎㅎㅎ
  • 2012/10/04 01:4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05 00:2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0/05 14:4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0/07 05:5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누누슴 2012/10/04 17:23 # 삭제 답글

    가볍게 생각하고 봤다가 뒷통수 맞은 영화인것 같아요 ㅋㅋ
    언제나 좋은 리뷰!!
  • 레비 2012/10/05 00:30 #

    저도 언제나 누누슴님의 칭찬 감사합니다 :) !! ㅎㅎ 좋은 영화들이 많이 있어서 행복하네요 :D
  • misspelled 2012/10/05 02:17 # 답글

    '레이블링'을 종용(?)하게 되는 건, 아마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일부 남/녀에게는, 자기에게 불리한 순간에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라며
    빠져나갈 훌륭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겠죠.....
    물론 레비님처럼 안 그런 사람도 많지만 도무지 사람 속은 알 수가 없으니 ;
  • 레비 2012/10/07 05:42 #

    ㅠㅠ 맞아요.. 왜 얻으려고만하고 손해보는거나 불리할때 빠져나갈 생각들을 할까요? ㅠ
    저도 애써 관계규정을 먼저 하고싶진 않았지만 그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점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거든요 ㅎ 제 고집을 피울만큼 적은 이점도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
    빠져나가기 위해서 그러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비겁한것 같아요.
  • 2012/10/05 10:1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07 05:4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Cacao 2012/10/05 11:26 # 답글

    Ost가 너무 좋아서 폭풍검색해본 기억잌ㅋ....
  • 레비 2012/10/07 05:46 #

    오 :) 은근히 음악들도 좋은 영화였어요. 저는 특히 중간에 Sweet Disposition이 나와서 더 반가웠구요 ㅎㅎ 좋아하는 곡이거든요 :)
  • 山林 2012/10/05 15:41 # 답글

    남자주인공은 너무 찌질하고 여자주인공은 너무 여우같았어요...
    톰의 시선의 영화라 톰한테 공감갔지만 그 동시에 썸머의 눈에 비치는 톰이 보여서 한숨만 푹푹 쉬며 본 영화였죠...
  • 레비 2012/10/07 05:49 #

    톰에게 공감되는 관객분들도 계셨을테고, 저처럼 썸머에게 공감되는 관객들도 있으셨겠죠 ㅎㅎ :) 영화는 확실히 톰의 입장으로 그려지고, 작가의 체험담이 75% 반영되었다고 해서 유독 톰의 관점으로 보이긴했죠 ㅎㅎ
  • 흑태자 2012/10/05 16:15 # 답글

    재미있게 보고 애착이 가는 영화중에 하나네요 ㅎ
  • 레비 2012/10/07 05:50 #

    전 크게 기대안하고봤다가 평범한 멜로드라마가 아니라서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 ㅎㅎ 재미있었네요 !
  • 이방인 2012/10/11 09:46 # 삭제 답글

    저도 썸머파지만 사랑에 빠지고나니 약간 죄책감이 들기도...
  • 레비 2013/04/01 03:08 #

    저도 썸머파라서 공감가네요 ㅠ 사랑할때는 괜찮은데 돌아설때는 후회가 약간..
  • 목짧은기린 2013/03/31 03:15 # 답글

    ㅋㅋㅋㅋㅋ. 예전에 봤던 영화라 많이 까먹고 제 기억 속에서는 썸머에 관한 영화..로 남아 있었었는데 톰의 관점으로 보여진 영화였군여! ㅋㅋ. 보는대로 기억하나봐요.
  • 레비 2013/04/01 03:08 #

    썸머에 관한 영화는 맞지요 :) ㅎㅎ 그러나 영화가 다소 남자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면이 있었어요 ㅎ 하지만 포스팅에도 썼듯이 어디까지나 이 영화는 받아들이는 관점에 따라서 해석의 여지가 있는것 같아요 :)
  • 2013/04/04 00:3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4/04 10:4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7/20 10:0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20 21:2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11/03 18:2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레비 2013/11/04 11:48 #

    안녕하세요 그린별님 :) 이글루스 비로그인으로 비밀덧글을 다시면 글의 내용은 블로그 주인인 저만 볼수있어요 ㅎㅎ 그래서 답글도 이렇게 비공개로는 쓸 수가 없게끔 되어있답니다 ㅎㅎ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제가 썸머라고 생각하며 봤거든요 ㅎ 그런데 그린별님은 그런 저보다도 더 썸머에 가까운 분인것 같네요 ㅎㅎ 하지만 썸머같은 사람들이 꼭 연애부적격자라곤 생각하기 힘들어요. 사회가 기대하고 상상하는 연애의 형태와 다를뿐이지 소수적 취향의 연애를 나름대로 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들어 저도, 서로 하루를 의미도없이 의무감에 보고(?)하고 연락하고 연애에 있어서 남들이 다 그러하기에 기대한다는 모습, 관습들이 꼭 필요한것인지 회의적이에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연인관계는 곧 가장 친한 친구관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친구와 할 수있는 것은 연인간에도 꼭 할수있었으면 좋겠고, 연인과 친구를 구별짓는것은 그 상위개념이지 연인이 친구가 될수없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 저는 관계의 규정에 회의적이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서로 좋아하거나 사랑하거나하면 그것으로 그만이지 꼭 어느날부터 우린 오늘부터 사귀는거라고 정해놓고 내 애인이라 이러며 다니는 모든 약속들이 오히려 그 관계를 단정지어버리거나 축소시키는것 같아요. 관계규정으로부터 오는 책임감을 피하고싶기보단 그걸 규정함으로서 포기해야하는 다른 것들을 굳이 그래야하나 싶은거죠. 같은 이유로 소개팅 같은건 정말 못하겠어요.

    영화 ost도 참 좋았죠 :) 전 sweet disposition이 제일 기억에 남는데요 :) 어텀이 영화 중반에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발상은 신선하네요 ! 전 찾아볼 생각도 못했는데 ㅎㅎ 썸머의 경우를 보면 변화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것 같아요. 저의 이런 경향을 알고있는 한 선배는 진짜로 사랑에 빠져본적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기도했어요. 정말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저도 썸머처럼 뒤바뀔지도 모르는 일이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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