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나는 히어로 무비를 좋아하지않는다.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헐크, 아이언맨, 토르, 슈퍼맨, 기타 등등... 이상 내가 한번도 보지않는 영화 또는 만화의 주인공들이다. 이 중, 배트맨이 없는 까닭은 내가 유일하게 본 히어로 무비가 <다크나이트>이기 때문이다. <배트맨 비긴즈> 역시 마찬가지로 본 적이 없었다.
강남 메가박스에서 1회차 보고 오다. 워낙 말이 많았고, 올해의 화제작은 이미 정해져있었으며 이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나오느냐만 남았다. 이제 적어도 2~3주가량 이글루스 영화밸리는 배트맨으로 도배될 것이고 그만큼 수많은 이야기들이 반복되고 또 반복되어 몇주 지나면 다들 똑같은 말들을 하고 있겠지만 이렇게 회자될 영화는 개봉일 처음으로 보고오는게 낫겠다 싶어서 오늘 아침 조조로 다녀왔다.
사전정보는 단 하나 였다. 영화 <다크나이트>. 그외 어떠한 배트맨 관련 만화나 정보도 없었다. 당연히 '비긴즈'는 몰랐다. 이글루스 밸리나 각종 넷상에서 기대치를 올리거나 혹은 사전 정보를 줄 만한 글도 읽지 않았다. 다만 내가 읽고 간 글을 딱 하나, 이글루스 ozzyz님의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관한 이야기" (7월 10일자) 포스팅을 읽은게 전부다. 덕분에 라스 알굴이 어떤 존재인지 대략이나마 짐작하고 영화를 보러 갈 수 있었다.
서론처럼 보이는 잡설이 긴 까닭은 이 글이 더이상 길 수가 없음을 변명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히어로 무비를 싫어하는 내가 감히 이 영화를 길게 평을 할 수 없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언제나 내 이상형이었던 마리온 꼬띠아르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했는데 그녀는 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앤 해서웨이는 캐스팅 처음부터 캣우먼이 어울린다고 믿어 의심치않았고 실제로 그러했다. 적지않은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어느 하나하나 모두 이야기를 소홀히 하지않는 놀런 감독의 재능은 이 영화에서도 여전한 듯 하다. 스토리가 산으로 가지 않을까 싶으리만큼 신-구 캐릭터들의 총출동이지만, 긴 플레잉 타임속에서도 지루함없이 스케일과 이야기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 톰 하디, 조셉 고든 레빗의 인셉션 콤비 중, 톰 하디의 비중에 비해 조셉의 비중이 적을 것 같이 보였던 예고편 때문에 조토끼씨에 대한 기대가 덜했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주연급 캐릭터들이 개성을 뽐내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크리스찬 베일이 아니라 조셉 고든 레빗이 아닌가 싶다.
영화를 보고 나온 분들중에는 나의 이 의견에 동의해주실 분들이 적어도 몇분은 있으시리라 믿는다. ^^
사실 이 이상 더 설명해서 무엇하리. 금새 수많은 평들이 쏟아져 나올테고 영화는 이제 각각 개개인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될 텐데. 다만 앞서 ozzyz님의 포스팅을 언급한 까닭은 그 분의 글 말미에 달린 ps.가 영화를 보고나온 지금까지 잊혀지질 않아서이다. 해외반응 가운데 있었다는 멘트, 그대로 빌려오자면 -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오스카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지 못한다면 이후 어떤 슈퍼히어로 무비도 결코 아카데미를 받을 수 없을 것." 이 평은 진짜가 될 공산이 크다. 문장력이 부족한 나로선 이 영화를 이렇게 남의 평가를 빌려와 동의하는 것으로 그칠 수 밖에 없다는것이 아쉬울 뿐이다.
덧글
이거 보려고 전작도 다 복습하고, 기대 엄청하고 갔는데, 다크나이트만큼의 임팩트는 없었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영화를 끝낸것 같아서 좋았어요. 러닝타임 엄청 긴데, 꽤 집중해서 봤거든요 ㅎㅎ 물론 영어를 다 못 알아들어서 다음에 한번 더 봐야 될 듯해요-_-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