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어글리, Coyote Ugly, 2000 Flims







좋은 음악의 기준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어떤 음악을 '좋다'라고 표현하려는데에 여러가지 잣대를 댈 수 있겠지만 나는 고전음악, 소위 클래식이라고 하는 부류가 갖는 특징을 살짝 빌려와서 정의내리고 싶었다. 즉 오랜 시간속의 지속성이다. 개인적으로 좋은 음악의 가치를 구분하는 기준은 아무리 들어도 내가 질리지 않아야한다. 다시말해서, 10000번을 듣고도 10001번째 플레이를 해도 괜찮은 음악이 내게 있어서 좋은 음악이다.

그런 기준으로 봤을때, '내가 고른 최고의 영화음악'은 'My Heart Will Go On'도 아니고 'Can't Take My Eyes Off You'는 더더욱 아니다. 그래, 엔니오 모리꼬네의 'Gabriel's Oboe' 정도라면 그래도 꽤 정답에 근접한 곡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답은 리앤 라임즈 LeAnn Rimes 의 'Can't Fight The Moonlight' 이다. 초등학교 시절 처음 CD플레이어 오디오를 방에 들여놓고 지겹도록 들었던, 영화 <콘에어>의 'How Do I Live'가 있었다. 그 여가수의 목소리는 2000년, 제리 브룩하이머의 또 다른 영화 <코요테 어글리>에서 다시 노래한다. 


 






엊그제 집에 오는 길에, 아이폰 랜덤재생 중에 다시 그 음악을 만났다. 낮에 기분 나쁜일도 있고해서 축 쳐져있던 버스 안의 나는, 이 언제들어도 신나는 곡에 위로받았다. 음악에 감정을 위로받는다는건 항상 흥분되는 일이다. 영화 장면들도 머릿속을 언뜻언뜻 스쳐지나가면서 어느새 나는 '코요테어글리' 그 광란의 파티 한가운데에 있었다. 언제들어도 고개를 까딱거리면서 리듬을 타게만드는 강하고 경쾌한 비트는, 그래서 수년째 내 플레이리스트에서 빠지는 적이 없었다. 다만 새로 추가된 곡들에 밀려 찾아듣지 않았을 뿐이지. 그렇게 다시 존재를 알린 그 곡 덕에 나는 오늘 몇년만에 영화 <코요테 어글리>를 다시 보았다. 

아마 겨우 두번째 보는것이었지만 오랫만에 봐서 그런지 이게 이렇게나 감동적인 성장무비인줄 몰랐다. 주인공 바이올렛을 연기한 파이퍼 페라보는 극중 인물과 똑같다. 무슨말이냐하면, 시골 소녀가 뉴욕에 와서 성공하길 원하는 주인공과 같이 그녀도 제리 브룩하이머의 새 영화에 깜짝 캐스팅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것이다. 제작진은 그녀가 마치 극중 캐릭터 그 자체와 같았다고 캐스팅 배경을 밝히기도 했었다. 그리고 파이퍼 페라보는 2001년 '제10회 MTV 무비 어워드'에서 최고의 뮤지컬 퍼포먼스 상을 수상한다. 하지만 이 작품 이후 그녀의 행보에 눈에 띄는 작품이 없는것은 좀 아쉽다. 이 점은 남자주인공을 맡았던 애덤 가르시아도 마찬가지다. 최근 화제의 영화 <아티스트>에서도 주연으로 얼굴을 비췄던 존 굿맨의 연기는 12년전의 이 영화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그는 바이올렛 샌포드의 아빠, 빌 샌포드를 맡아 재미있고 유쾌한 연기를 펼친다.

사실 제리 브룩하이머의 이름도 내게는 조금 의외였다. <콘 에어>부터 시작해서 <더 록>, <아마겟돈>, <진주만>, <블랙호크다운> 그리고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런 블록버스터들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이 <코요테 어글리>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 특정 감독만의 색채를 발견하는건 무리였지만, 그래도 역시 헐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 제작자답게 이런 코믹드라마도 훌륭하게 만들어낼 수 있었지않았나 싶다.










영화는 뮤지컬스러울 정도로 그 사운드트랙도 화려하다. 컨츄리가수로 13살에 데뷔한 LeAnn Rimes를 한순간에 팝스타로 만들어버린, Can't Fight The Moonlight 은 말할것도 없고, 영화 초반엔 밴드 The Calling이 깜짝 등장하여 한때 내 노래방 18번이었던 Whenever you will go를 부르는 반가운 장면도 있었다. 이들의 정규 1집이 나오기도 1년전에, 이 밴드는 영화에서 까메오로 노래를 부르고 있던것이다. "I've got the power !" 로 모두의 귀에 익숙한 Snap!의 "The Power"도 OST 한자리를 맡고있다. 이 <코요테 어글리 OST> 앨범은 빌보드 탑40 차트에 1년간 머물렀으며 3백만장이 팔렸다고 한다.

'코요테 어글리'의 뜻은 영화에서도 등장하듯이 '전날 밤 취기에 하룻밤을 함께한 남자를, 아침에 눈을 뜨고 보니 굉장히 못생겨서, 그 남자밑에 깔려있는 자신의 팔을 자르고라도 도망가고 싶다'는 그런 재미있는 의미가 있다. 코요테가 덫에 걸리면 자기의 다리를 자르고 도망간다는데서 의미한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무튼 실수와 착각과 Ugly가 뒤섞인 해학적인 단어라고 생각한다. 바의 이름이 그런 뜻이라니. 매일밤 광란의 파티가 벌어지는 술집에 참으로 어울리는 이름이다.

100분이 후딱 지나가버린 듯한 지루함 하나 없는 깔끔한 전개가 마음에 드는 영화다. 무겁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영화. 작은 사건들이 연달아 이어지고 그녀의 가수 데뷔와 러브 스토리가 함께 겹쳐져 흐른다. 영화의 주무대가 되는 '코요테 어글리'에서의 파티씬은 매번 흥겹게 시선을 고정시키게한다.











주인공 바이올렛 샌포드는 무대공포증이 있는 작곡가 지망생이다. 하지만 그녀는 연인 케빈의 설득에 무대에서 노래를 할 것을 권유받는다. 자신의 엄마도 같은 이유로 무대에 서지못하고 세상을 뜨고말았다는 압박감이 그녀를 조르고 실제로 그녀는 무대에서의 기회를 번번히 놓친다. 하지만 수많은 취객들 앞에서 조금씩 노래와 춤을 하게되고 그녀는 바뀌어가는 듯했다. 마침내 찾아온 기회, 그 무대에서 그녀는 멋지게 자신의 무대를 보인다. 불이 꺼지고 포기하려는 찰나, 무반주로 시작되는 "Under a lover's sky..." 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성공기는 그 소재만으로도 언제나 가슴벅차다. 재능에 비관한 주인공이 주위사람들의 도움과 본인의 노력으로 극복해 나가고 마침내 성공하는 그 뻔한 스토리는 아무리 뻔한 감동을 준다지만, 우리는 그것이 영화라서 뻔할뿐이다. 실제로 우리는 모두 각자 극복해야할 무언가를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이런 성공스토리는 영원한 수요를 갖는게 아닐까. 하지만 꼭 극복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그 음악과 영상들만으로도 신나고 흥겹다. 우울하고 가라앉은 날, 한방에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한편의 영화를 알고 있다는것은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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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JinAqua 2012/03/23 12:21 # 답글

    저도 이 영화 무척 좋아해요!
    문득 코요테어글리 OST가 생각나는 날에 이 영화를 보는데, 처음 봤을 때처럼 재미있는 영화에요 :)
  • 레비 2012/03/23 13:03 #

    신나는 영화라 좋아하시는분들이 많을거라 믿어요 :) 영화와 음악을 따로 생각하기 힘든 영화이기도 하지요 ㅎㅎ
  • spodery 2012/03/23 16:18 # 답글

    저도 참 좋아하는 영화에요ㅎㅎ
    거기에다 이 영화 ost앨범이 제가 처음으로 구매한 음악앨범이기도 하니 꽤 의미가있어요
  • 레비 2012/03/24 00:44 #

    ost 앨범도 구매하셨군요 ! :) 사운드트랙이 참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ㅎㅎ 한편의 뮤지컬같아요 ㅎ
  • 루얼 2012/03/23 19:11 # 답글

    헛 콜링이 이 영화에 나왔단 말입니까!!
    조만간 다시 봐야겠네요!!!!
  • 레비 2012/03/24 00:45 #

    ㅎㅎ 저도 콜링 참 좋아하는데 다시보니 갑자기 낯익은 노래가 딱 !

    콜링이 이 영화 개봉후 1년뒤에 정규1집으로 데뷔했는데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 이 영화를 다시보는 유행이 일어날 정도였다고 하네요 :) 파릇파릇한 모습이 나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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