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도키, 뉴욕, Synecdoche, New York, 2007 Flims







최근 몇년내에 본 영화 중 가장 어렵지 않았나 싶다. 두번을 똑바로 앉아서 봐도 이해가 부족했던 영화. 그렇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다소 조심스러워지는 영화다. 이런 영화는 보통, 누군가에는 최고의 영화가 되고 누구에겐 최악의 영화가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영화에는 굳이 어느 편에 설 필요가 없다. 그냥 그 영화 자체를 분석하는것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우니까. 아마 중학교때 본 <13층, The Thirteenth Floor, 1999 > 이후 어쩌면 가장 어려웠던 영화다. <시네토키, 뉴욕>은 인생에 관한 하나의 거대한 연극과 그 연극을 말하는 영화다.






초반부터 영화는 기이하다 못해 기괴할 정도다. 다소 보는 사람에 따라 혐오스러운 장면도 있고, 초반 10분에서 15분가량 보이는 케이든의 가정 분위기와 그가 읽는 신문, 그리고 가족 세명의 두서없는 대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불안스럽다. 영화는 이런 급한 화면전환과 보충설명없는 불친절한 현상들로 판타지 영화에 가까워진다. 중간의 빈 공간은 관객들이 채워넣어야한다. 머리 식힐겸 보거나 킬링타임용으로 볼 생각이라면 애초에 추천하질 않는다. 시놉시스만 대충 보고 연극과 인생에 대한 영화인줄만 알고 봤다간 두시간동안 머리를 싸매야할지도 모르니까. 중반이후 영화는 현실과 연극을 넘나들면서 시간적 흐름과 등장인물의 관계조차 꼬이기 시작한다. 주인공 케이든의 머리카락이 하얗게 새어가는 것으로 시간의 흐름을 구분하는 편이 낫다. 이마저도 나는 후반에 현실과 연극의 구분은 그냥 포기한채 보게 되었다. 이 자체가 마치 인과설명을 거부하는 판타지 영화라고 생각하고, 현실의 물리법칙을 영화안에서 찾으려하면 어렵다. 상징적인 장면들과 대사들을 포착해서 그냥 그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걸 권한다.









자신이 죽어가고있다는 생각에 휩싸여 살고있는 연극연출가 케이든은 심리적 공황과 불안정함으로 좋은 가장이 되는것 마저 쉽지 않아보인다. 예술가인 아내 아델은 딸 올리브를 데리고 독일로 떠나버리고 그는 홀로 남게된다. 하지만 일생일대의 대작 연극을 연출할 기회를 잡은 그는 그의 인생을 그대로 투영한 100% 리얼리티의 연극을 기획한다. 도시 수준의 거대한 세트장에 자신의 또다른 뉴욕을 만들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온건히 그가 주인공, 아니 케이든의 대역이 주인공으로 움직이는 또 다른 세상을 그 안에 만들어 현실의 자신과 동일시하며 나아간다. 그 시점부터 현실과 연극은 정신분열을 일으키듯 뒤섞이고 급기야 우리는 그 급류에 함께 휩쓸려 구분이 어려워지는채 얽혀들어간다. 주인공 케이든이 연극을 만들면서 만나는 새로운 사랑과 이별의 과정들, 잃어버린 딸과의 충격적 재회나 실연 등, 하나의 인생이 연극과 현실위에서 동시적으로 진행된다. 그런 과정에서 케이든은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서서히 현실과 연극의 구분을 잃어버린다. 거대한 세트장인 창고안에 또 그 창고가 있고, 그것마저 연극의 세트장은 재현해낸 장면은, 케이든이 현실과 연극을 분간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사실 그전에도 영화엔 그런 암시가 많았다. 아내가 딸을 데리고 떠난지 몇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그는 올리브를 4살배기 딸로 기억하고 있는 등, 자기 주관만의 현실을 쌓아올리지만 결국 진짜 현실은 바라는대로 흘러가주지 않는다는 벽앞에 부딪힌다.









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기위해선 감독인 찰리 카프먼을 이해 해야하는데, 바로 99년 <존 말코비치 되기>와 04년 <이터널선샤인>의 두 영화의 각본을 맡아, 각각 그 해의 각종 각본상을 쓸어모았던 작가이다. 천재각본가 소리를 듣는 이 사람의 감독 데뷔작이 바로 이 <시네도키, 뉴욕>이다. 하지만 신은 공평도 하시지. 본디 사람은 자기 능력이 발휘될 최적의 장소가 따로 있는 법이다. 각본가 카프먼이라면 모를까, 감독 카프먼은 아직 이제 첫걸음이지 싶다. 지나친 시간적, 공간적 역행과 과도한 은유와 상징들은 관객들의 몰입을 정작 도와야할 인과관계를 스스로 파괴하고 상식적 전개를 뛰어넘는다. 하나의 작품안에 여러 메세지를 집어넣으려했거나 혹은 단순한 해석으로 평가받는 것을 거부해서였는지는 몰라도 짐을 너무 많이 싣은 까닭에 표류하고 있는 배가 되어버린것 같다.









아참, 시네도키 Synecdoche 라는 단어는 제유(提喩)법을 뜻한다고 한다. 사물의 일부분으로 전체를 비유하거나 혹은 그 반대방법을 의미한다. 이런 제목은 거대한 세트장안의 작은 뉴욕이나, 주인공 케이든이 후반 아이디어 고갈로 타인의 역할을 경험하면서 얻는 깨달음의 과정과 순간을 함께 의미하지 싶다. 자신이 수많은 조연들 속의 주인공인 연극을 꾸미지만 결국은 홀로 남의 삶을 경험하면서 세트장의 모든 조연들이 쓰러져 길바닥에 나뒹굴고있는 장면이 그 엔딩을 더 인상적으로 만들고있다. 하지만 두번을 봐도 헤이즐의 불타는 집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덧글

  • 2012/02/28 01:3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레비 2012/02/28 02:23 #

    엥 - 마릴린먼로 내일 개봉인줄알았는데 벌써 했군요? ㅎㅎ 그래서 위에 그렇게 적어놓은건데 ^^; 미쉘윌리엄스 이 영화에서도 아주 예쁘게 나온답니다. 특히 남자캐릭터보다 여자캐릭터들이 월등히 많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
  • 2012/02/28 01:4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레비 2012/02/29 00:23 #

    곧 뵈어요 :)
  • 2012/06/30 18:5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레비 2012/06/30 21:57 #

    찰리 카프만의 차기작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 아직 영화 한편으로 그를 평가하기엔 제 수준이 너무 부족하더군요 ㅠ ㅎㅎ 나중에 꼭 다시 봐야될 영화중 하나랍니다.
  • 르으으 2013/02/01 23:16 # 삭제 답글

    우씨.섹스씬에서 흥분만되구..
    모라카는지 모르겠어
    요 2번봤는데...
  • 레비 2013/02/04 16:35 #

    저도 많이 어려웠습니다 ㅠ 두번봐도 쉽지 않은 영화라서 세번은 포기하고있어요 ^^;
  • 아아 2013/02/14 23:33 # 삭제 답글

    불타는집에서 사는데 무슨해석이 필요한가요
    그냥 자기나름대로 받아들이면 될것같습니다.
    감독은 거대한 삶이라는 연극을 관객에게 숙제로준것같네요.
  • 레비 2013/02/15 11:08 #

    ㅎㅎ 두번을 봤는데도 잘 모르겠어요 ㅠ_ㅠ
    전 나중에 좀 더 영화를 보는 눈을 키우고 다시 봐야겠습니다 :)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374

통계 위젯 (화이트)

817
100
926862

웹폰트 (나눔고딕)